숏폼을 계속 보게 되는 이유, 스마트폰을 내려놓아도 지루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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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을 계속 보게 되는 이유, 스마트폰을 내려놓아도 지루한 이유는 무엇일까?

by Mind Log 2026. 11. 6.

재미있는 영상을 계속 보는데 왜 마음은 더 허전할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집어 들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영상을 보려고 했을 뿐인데,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습니다. 짧은 영상 하나를 보고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고, 특별히 보고 싶은 콘텐츠가 없어도 손가락은 계속 화면을 위로 밀어 올립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보며 웃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나면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재미있게 봤는데 왜 기억나는 건 별로 없을까?'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오래 봤을까?'

 

이런 경험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고 보상을 기대하도록 돕는 뇌의 학습 과정, 반복적인 행동 습관,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설계 등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주 언급되는 물질이 바로 도파민입니다. 하지만 도파민을 단순히 '쾌락의 호르몬'이나 '중독 물질'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파민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숏폼 영상을 계속 넘겨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휴대폰을 들고 그 안에서 길을 걷는 이미지

도파민은 단순히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아니다

 

도파민은 뇌에서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움직임, 동기, 학습, 보상과 관련된 여러 과정에 참여합니다.

 

흔히 도파민을 '행복 호르몬' 또는 '쾌락 물질'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지나치게 단순한 설명입니다.

 

신경과학자 Kent Berridge와 Terry Robinson의 연구에서는 보상과 관련된 과정을 크게 '좋아하는 것(Liking)'과 '원하는 것(Wanting)'으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은 즐거움 자체를 만들어내는 과정보다 특정 보상을 얻고 싶어 하는 동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즉, 어떤 것을 실제로 즐기는 정도와 그것을 계속 원하게 되는 정도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Berridge & Robinson, 1998, PubMed 논문" (https://pubmed.ncbi.nlm.nih.gov/9858756/))

 

도파민은 보상에 관한 학습에도 관여합니다. 예상했던 결과와 실제로 얻은 결과 사이에 차이가 있을 때 나타나는 '보상 예측 오류'라는 개념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으면, 뇌는 그 행동과 결과의 관계를 학습하는 데 도움을 받습니다. 반대로 기대한 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예상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반영하는 신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파민 신경세포의 보상 예측 오류 신호는 신경과학 연구에서 오랫동안 다뤄져 왔습니다. ("Schultz, 2017, Neural Circuitry of Reward Prediction Error"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721851/))

 

따라서 도파민을 무조건 즐거움을 만드는 물질이라고 이해하기보다는, 보상을 기대하고 학습하며 행동하도록 돕는 복잡한 신경전달 체계의 일부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숏폼 영상을 계속 넘겨보게 되는 이유

 

숏폼 영상은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의 영상이 끝나면 별도의 검색이나 선택 과정 없이 다음 영상이 이어집니다. 어떤 영상이 나올지 미리 알기 어렵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발견하면 계속 시청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새로운 콘텐츠를 탐색하는 행동을 반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1. 다음 영상에 대한 기대감

 

숏폼을 볼 때마다 다음 영상에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재미있는 영상이 나올 수도 있고, 관심 없는 영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은 다음 콘텐츠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영상이 도파민을 강하게 분비시킨다거나, 스와이프할 때마다 뇌의 보상 회로가 동일하게 활성화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상 학습이 행동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는 존재합니다. 2021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4,000명 이상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100만 건 이상을 분석하고, 온라인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좋아요와 같은 사회적 보상이 게시 행동과 관련된 학습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주로 게시물 작성과 사회적 보상에 관한 연구이므로, 숏폼 영상을 넘겨보는 행동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Lindström et al., 2021, A computational reward learning account of social media engagement"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910435/))

 

2. 짧은 시간에 반복되는 새로운 자극

 

짧은 영상은 비교적 빠르게 새로운 주제와 장면을 보여줍니다.

 

음식, 여행, 유머, 음악, 생활 정보 등 서로 다른 콘텐츠가 연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한 가지 활동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않아도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청 방식이 반복되면 책을 읽거나 긴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활동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숏폼을 많이 본다고 해서 뇌의 도파민 수용체가 무조건 둔감해진다거나,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 영구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신경전달물질 하나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보다, 반복적인 콘텐츠 소비와 주의력, 자기조절, 일상생활의 관계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3. 멈출 시점을 정하기 어려운 콘텐츠 구조

 

책 한 권이나 영화 한 편은 대체로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무한 스크롤 방식의 피드는 사용자가 직접 멈추지 않으면 콘텐츠가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처음에 생각했던 시청 목적을 잊고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기 쉽습니다.

 

2025년 《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은 71개 연구, 총 98,299명의 자료를 종합했습니다. 숏폼 영상 사용량은 인지 기능 및 정신건강 지표와 관련이 있었으며, 특히 주의력과 억제 조절에서 부정적인 연관성이 관찰되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사용량과 관련 지표 사이의 관계를 종합한 것이므로, 숏폼 영상이 직접적으로 주의력을 떨어뜨린다고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기존의 주의력 문제나 생활 환경이 숏폼 사용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Nguyen et al., 2025, PubMed 논문" (https://pubmed.ncbi.nlm.nih.gov/41231585/))

 

스마트폰을 오래 봐도 지루하고 허전한 이유

 

재미있는 영상을 계속 봤는데도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 영상을 계속 시청했지만 직접 무언가를 만들거나 경험한 것은 아니어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성취감이 적을 수 있습니다.

- 반복되는 자극: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접하면서 처음의 신선함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다른 활동의 중단: 영상을 보는 동안 산책, 독서, 대화, 취미처럼 다른 활동에 사용할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습관적인 사용: 특별히 보고 싶은 콘텐츠가 없어도 심심하거나 잠시 쉬고 싶을 때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행동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2025년 메타분석에서 숏폼 영상 사용과 인지 기능 및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되었지만, 모든 이용자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 시간뿐 아니라 콘텐츠의 종류, 이용 목적, 개인의 생활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오래 봤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도파민 중독'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사용을 조절하기 어렵거나 수면, 학업,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바꾸는 현실적인 방법

 

스마트폰을 완전히 끊어야만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때에 사용하고, 필요할 때 멈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1. 스마트폰을 켜기 전에 사용 목적 정하기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을 때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무엇을 하려고 스마트폰을 켰지?'

 

메시지를 확인하려는 것인지, 필요한 정보를 찾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심심해서 화면을 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사용 목적을 정하면 별다른 이유 없이 여러 앱을 오가는 행동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무한 스크롤을 방해하는 환경 만들기

 

의지만으로 습관을 바꾸기 어렵다면 스마트폰 환경부터 조정해 보세요.

 

- 자주 사용하는 숏폼 앱의 알림 끄기

- 앱 자동 재생 기능이 있다면 비활성화하기

- 스마트폰 홈 화면에서 자주 사용하는 영상 앱 치우기

- 앱 사용 시간 확인 기능 활용하기

- 잠자는 공간에서는 스마트폰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기

 

이러한 방법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금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심코 앱을 실행하는 행동에 작은 멈춤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3. 스마트폰 대신 할 수 있는 활동 준비하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려면 그 시간을 대신할 활동도 필요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두지 않으면 다시 스마트폰을 찾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활동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 짧은 산책하기

- 좋아하는 음악 듣기

- 종이책이나 잡지 읽기

- 간단한 요리나 정리하기

-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기

- 직접 손으로 만드는 취미 활동하기

 

처음부터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중 한 번이라도 스마트폰 없이 보내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중요한 것은 도파민을 끊는 것이 아니라 사용 습관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도파민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따라서 도파민 자체를 나쁜 물질로 생각하거나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흔히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도파민 디톡스'라는 표현도 뇌에서 도파민을 제거한다는 뜻의 의학적 치료법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중독 상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사용을 조절하기 어렵고,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수면과 일상생활에 반복적으로 지장을 준다면 사용 패턴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스마트폰을 집어 들 때 한 번만 사용 목적을 생각해 보세요.

 

무심코 화면을 넘기는 대신 내가 무엇을 원해서 스마트폰을 켰는지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디지털 생활의 주도권을 되찾는 작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 도파민은 단순한 쾌락 물질이 아니라 동기, 보상 학습, 행동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 숏폼의 짧고 연속적인 콘텐츠와 무한 스크롤 구조는 시청을 계속 이어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숏폼 사용과 주의력 및 정신건강 지표 사이의 연관성이 연구되고 있지만,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 도파민 수용체가 무조건 둔감해지거나 일상의 즐거움이 사라진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스마트폰 사용 목적을 정하고 알림과 자동 재생을 조정하는 등 작은 환경 변화부터 시작해 보세요.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의지력만으로 나쁜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 주변 환경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설계의 법칙'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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