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바꿀 수 없는 일에 온 에너지를 쏟으며 괴로워할까?
갑자기 내리는 폭우로 야외 일정이 취소되었을 때, 상대방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계획이 무산되었을 때, 또는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다른 사람의 태도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 사람이 조금만 달라졌다면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이미 지나간 상황을 반복해서 떠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반응을 계속 신경 쓰기도 합니다.
물론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바꿀 수 없는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정작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생각의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고대 스토아 철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통제의 개념을 살펴보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스토아 철학이 전하는 삶의 기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자신의 저서 『엥케이리디온』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사람의 판단과 선택, 행동 등은 자신의 영역에 속하지만 외부의 사건이나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완전히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에도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고민을 바라보는 하나의 생각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것
-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과 태도
- 내가 내리는 선택과 결정
- 내가 사용하는 말과 행동
- 어떤 일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
-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것
-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
- 다른 사람이 내리는 결정
- 이미 지나간 과거의 사건
- 갑작스러운 날씨와 외부 환경
- 노력한 뒤에 나타나는 최종 결과
여기서 중요한 점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거나 날씨에 맞춰 일정을 조정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날씨가 실제로 어떻게 변할지까지 완전히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과 다른 사람이나 외부 상황에 달린 결과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3단계 방법
그렇다면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면 좋을까요?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상황을 두 영역으로 나누어 적어보기
마음이 복잡할 때는 종이 한 장에 두 가지 항목을 만들어 보세요.
하나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 다른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면접이나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
- 면접관의 개인적인 성향
- 어떤 질문이 나올지
- 다른 지원자의 능력
- 최종 합격 여부
내가 할 수 있는 것
- 예상 질문을 준비하기
-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기
- 충분히 쉬고 면접 장소에 일찍 도착하기
- 질문에 차분하게 답변하기
이렇게 구분하면 막연한 걱정에 머무르기보다 실제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바꿀 수 없는 사실은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이미 일어난 일이나 다른 사람의 결정을 계속 되돌리려고 하면 마음이 지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상황을 부정하거나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현재 벌어진 사실을 먼저 인정해 보세요.
예를 들어 약속이 취소되었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약속이 취소된 것은 아쉽지만, 지금 당장 상대방의 결정을 바꿀 수는 없어. 대신 오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 보자."
수용은 무조건 참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상황을 인정한 뒤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다시 살펴보는 과정입니다.
만약 부당한 대우나 반복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그것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필요한 경우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상황을 바꾸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 선택하기
통제할 수 없는 문제를 계속 생각하다 보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행동이 있습니다.
- 복잡한 생각을 종이에 적어 정리하기
- 미뤄둔 일의 첫 단계부터 시작하기
- 필요한 사람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 요청하기
-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기
-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순서대로 정리하기
작은 행동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걱정에서 벗어나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 얻는 마음의 여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황과 사람을 마주합니다.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상황을 내 뜻대로 바꾸려고 한다면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에 집중하면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 생각을 전달할 수는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같은 실수를 줄이기 위해 배울 수는 있습니다. 최종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는다고 해서 책임을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책임을 다하고, 내 힘으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까지 모두 짊어지지 않는 것. 이것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마음 관리 방법입니다.
핵심 요약
- 스토아 철학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관점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외부 상황, 최종 결과를 완전히 내 뜻대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 상황을 두 영역으로 나누어 적으면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바꿀 수 없는 현실은 인정하되, 필요한 행동과 도움 요청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작은 행동에 집중해 보세요.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과거의 실수나 아쉬운 선택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자신을 탓하는 마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나간 일을 통해 배우되,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